많은 사람들이 ‘글쓰기 기술’을 익히는 데 집중합니다. 문장을 다듬고, 문법을 공부하고, 표현을 세련되게 만드는 데 시간을 들이죠. 그런데도 이상하게, 브랜드의 인상은 또렷하지 않습니다. 콘텐츠는 쌓이는데 메시지는 흩어지고, 독자의 기억 속에서는 소음처럼 사라집니다.
문제는 ‘어떻게 쓸 것인가’에만 몰두한 나머지, ‘무엇을 왜 말할 것인가’라는 메시지 설계의 근본적인 질문을 놓치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그 악순환을 끊고, 당신의 글쓰기를 단순한 ‘기술’에서 목적 있는 ‘전략적 글쓰기’로 전환하는 첫걸음입니다.

메시지는 글보다 오래 남는다
우리가 쓰는 수많은 글은 스쳐 지나가지만, 단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 메시지는 존재의 이유가 되어 독자의 마음속에 뿌리내립니다. Core Messaging은 바로 그 ‘뿌리’를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이 시리즈는 단순히 ‘표현’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 왜 그 언어를 선택하는지를 탐구합니다. 이 첫 편에서는 메시지를 표현이 아닌 설계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당신의 콘텐츠 생산을 전략적 메시지 아키텍처(Message Architecture)로 격상시키는 틀을 제시합니다.

메시지는 ‘표현’이 아니라 ‘설계’다
글은 정보를 전달하지만, 메시지는 의도를 설계합니다. 한 문장을 쓰더라도, 그것이 ‘왜 지금’, ‘누구에게’, ‘어떤 맥락에서’ 전달되는가를 결정하는 순간, 글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전략이 됩니다.
편집자로서 제가 깨달은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잘 쓴 문장보다 잘 짜인 기획 의도가 브랜드의 목소리를 훨씬 정확하게 규정한다는 것입니다. 메시지는 언어가 아니라 사유의 구조, 즉 브랜드의 사고 체계를 시각화한 결과물입니다.
글쓰기에서 전략적 메시지로
Core Writing이 “어떻게 쓸 것인가(How)”의 기술이라면, Core Messaging은 “무엇을 왜 말할 것인가(What & Why)”의 전략입니다.
즉, 단어와 문장 이전에 존재하는 철학의 설계도를 다루는 영역이죠. 글쓰기가 ‘표현(Expression)’에 집중한다면 메시지 설계는 ‘결과(Outcome)’를 목표로 합니다.
또한 글쓰기가 작가 중심적(Writer-centric)이라면, 메시지 설계는 철저히 독자 중심적(Reader-centric)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개별 콘텐츠를 넘어, 일관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지향합니다.
글을 쓰는 행위에서 한 걸음 물러서, 당신이 세상과 맺고자 하는 ‘의미의 방향’을 그려보세요. 이것이 메시지 설계의 시작입니다.

나의 메시지 구조 진단하기
지금 당신이 운영하는 채널을 잠시 돌아보며, 아래 질문에 답해보세요. 이것은 당신의 메시지 구조를 점검하는 가장 단순하지만 강력한 방법입니다.
[What] 당신의 글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 세 가지는 무엇인가요?
그건 당신조차 인식하지 못한, 브랜드의 무의식적 DNA일지 모릅니다.
‘효율’, ‘성장’, ‘공감’처럼 글을 관통하는 단어를 찾아보세요. 만약 잘 모르겠다면, 최근 쓴 글 10편을 워드클라우드 생성기에 넣어 시각화해보세요. 단어의 패턴 속에서 당신의 메시지 뿌리가 드러납니다.
[Why] 그 단어들을 통해 당신은 독자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싶나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독자의 생각과 행동을 어떻게 움직이고 싶은가요? “일을 더 효율적으로 돕고 싶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하고 싶다”처럼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그 영향력의 방향이 바로 당신 브랜드의 존재 이유이자, 미션(Mission)입니다.
[Relationship] 그 영향은 당신이 세상과 맺고 싶은 관계를 어떻게 드러내나요?
독자에게 권위 있는 전문가로 보이고 싶나요, 아니면 다정한 동료나 조용한 안내자가 되고 싶나요? 이 선택이 곧 당신의 문체, 어조, 그리고 메시지의 온도를 결정합니다. ‘가르치는 목소리’일지, ‘함께 걷는 대화’일지, 그 결정을 내리는 순간, 당신의 브랜드가 완성됩니다.
글의 톤과 표현은 달라도, 그 바탕에 흐르는 ‘의도’가 일관될 때 비로소 메시지는 힘을 갖습니다.

Core–Context–Nexus: 메시지의 3층 구조
CONTEXIS의 메시지 설계 시스템은 세 개의 층으로 구성됩니다.
Core (핵심):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말 — 나의 진정성과 철학
Context (맥락): 지금 이 상황에서 왜 그것을 말해야 하는가 — 시대와 독자의 상황
Nexus (연결): 그 메시지가 독자의 문제나 열망과 어떻게 만나는가
예를 들어, 한 작은 로스터리 카페가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Core (핵심): “우리는 공정무역으로 수입한 최상급 원두만을 고집한다.”
Context (맥락): “사람들은 빠르고 저렴한 커피에 지쳤고, 자신의 소비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Nexus (연결): 바로 이 지점에서 연결이 일어납니다. “매일 아침, 당신의 커피 한 잔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윤리적 소비가 될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는 카페의 철학(Core)과 시대의 흐름(Context)을 독자의 열망(Nexus)과 완벽하게 연결합니다. 만약 Context를 무시하고 Core만 외쳤다면 혹은 Nexus 없이 Context만 따라갔다면 이 메시지는 힘을 잃었을 것입니다.
이 세 층위가 균형을 이룰 때 메시지는 단단해지고, 콘텐츠의 방향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기억하세요. 좋은 문장은 진실을 담지만, 좋은 메시지는 그 진실이 나아갈 방향까지 제시합니다.
메시지를 설계한다는 것은, 존재를 언어로 세우는 일이다
Core Messaging은 단순히 멋진 문구를 만드는 과정이 아닙니다. 그것은 당신의 생각을 시스템으로, 감정을 전략으로 번역하는 치열한 자기 정의의 과정입니다. 메시지 설계를 한다는 것은, ‘당신이 누구인가’를 세상에 들려주는 가장 구조적인 방식입니다. 이 첫걸음을 뗀 당신을 응원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브랜드 메시지를 구성하는 단단한 뼈대, ‘브랜드 메시지의 3층 구조(철학·톤·콘텐츠)’를 통해 당신의 언어적 정체성을 구체적으로 설계하는 방법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