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7 시대, 왜 미드저니는 ‘불편한’ 디스코드를 고집하는가?

‘친절함’을 버리고 ‘신비주의’를 택한 AI, 기술이 아닌 ‘정체성’으로 컬트 브랜드를 구축하다.

AI는 쉬워지는데, 미드저니는 왜 그대로인가?

2025년 10월, 미드저니 브랜드 정체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이미지 생성의 세계는 지금,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Adobe Firefly는 포토샵에 완벽히 녹아들었고, DALL-E 3는 ChatGPT와의 결합으로 대화 한 줄이면 이미지를 완성합니다. 공통점은 단 하나, ‘쉬움’입니다. 누구나 손쉽게 접근하고, 클릭 몇 번으로 결과를 얻습니다.

이 거대한 흐름 속, 가장 독보적인 퀄리티로 시장을 선도해 온 미드저니(Midjourney)가 최근 v7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결과물은 경이로울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어요. 미드저니는 여전히, 그리고 유일하게, 일반 사용자에게 극도로 ‘불편한’ 디스코드(Discord) 플랫폼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쟁사들이 사용자를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주는 지금, 왜 미드저니는 굳이 좁고 불편한 문을 고집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기술적 한계일까, 혹은 정교하게 설계된 전략일까요. Contexis는 이것이 오히려 정교하게 설계된 미드저니 브랜드 정체성 전략, 즉 ‘불편함을 정체성으로 만든 Core Messaging’이라 진단합니다.

‘친절한 도구’ 대신 ‘신비로운 마법’을 택하다

미드저니의 핵심 가설은 명확해 보입니다. ‘불편함’은 버그가 아닌, 의도된 ‘브랜드 메시지’라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AI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미드저니는 자신을 ‘도구’가 아니라 ‘의식(ritual)’로 정의합니다. ‘/imagine’이라는 명령어는 버튼이 아니라 ‘주문’입니다. 수천 개의 이미지가 스크롤되는 채널은 단순한 갤러리가 아니라, 창조의 의식이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무대입니다.
이 무대가 바로 미드저니의 ‘신비주의 브랜딩’이 작동하는 장소입니다.

디스코드 인터페이스는 이 전략을 완벽하게 수행합니다. 사용자는 버튼을 클릭하는 대신, /imagine이라는 명령어를 직접 입력해야 합니다. 이것은 기술적 행위가 아닌, 주문을 외우는 행위에 가깝습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스크롤되는 타인의 결과물들은, 잘 정돈된 웹 갤러리가 아닌 마법이 구현되는 현장을 목격하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미드저니는 편리함을 포기하는 대가로, 브랜드의 신비주의를 극대화했습니다.

미드저니 브랜드 정체성에서 ‘불편함’을 창의적 참여로 바꾸는 명령어 입력 장면
Contexis, generated with ChatGPT

불편함은 어떻게 컬트를 만드는가

이 신비주의는 의도된 ‘진입 장벽’으로 작동합니다. 디스코드를 처음 접한 사용자는 당황합니다. 복잡한 채널 구조, 낯선 명령어, 쉴 새 없이 올라오는 이미지의 홍수. 이 ‘불편함’은 자연스럽게 캐주얼 유저를 걸러냅니다.

중요한 것은 그다음입니다. 이 불편한 러닝 커브를 감수하고 기어이 장벽을 넘어선 사용자는 강력한 성취감과 소속감을 느낍니다. 그들은 단순한 사용자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미드저니의 철학을 이해하고 그 결과물에 열광하는 ‘추종자(Follower)’가 됩니다.

이것이 컬트 브랜드의 탄생 공식입니다. 미드저니는 모두에게 친절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는 소수에게 열광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디스코드 채널은 이 추종자들의 커뮤니티이자, 창의성을 교류하는 ‘성전(聖殿)’이 되었습니다.

Contexis의 관점에서, ‘어려움’은 메시지의 구조가 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미드저니는 기술의 편리함이 아니라 ‘경험의 긴장감’을 브랜드 자산으로 전환했습니다. 이것이 곧 ‘의도된 어려움’이 만들어내는 차별화된 Core Messaging입니다.

미드저니 브랜드 정체성의 컬트적 커뮤니티를 상징하는 몰입적 디지털 공간 이미지
Contexis, generated with ChatGPT

실제 사용자들이 증언하는 ‘불편함’과 ‘열광’

이러한 분석은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에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IT 전문 매체 ‘요즘IT’는 미드저니의 UX를 분석하며 “디스코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별도의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므로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명확히 지적합니다. 또한 “다양한 이미지가 생성되어 다소 정신없이 생성되어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았습니다. 글로벌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한 사용자 역시 “DALL-E처럼 그냥 웹사이트로 만들어야 한다. 디스코드를 거치는 건 이상한 방식”이라며 UX에 대한 불만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불편함’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왜 미드저니를 떠나지 않을까요?
‘요즘IT’의 다른 기사에서 한 한 디자이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미드저니에 빠진 이유는 생산성과는 아무 상관없어요. 그냥 예쁘고, 좋고, 신기하니까요.” 이는 미드저니를 ‘효율적인 도구’가 아닌 ‘경이로운 경험’으로 소비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경험은 앞서 언급된 ‘불편함’을 압도합니다. ‘테크뷰(Techview)’의 한 사용자 후기는 “처음에 디스코드로 안내해서 당황스러웠지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생성되는 이미지의 퀄리티가 정말 미쳤음”이라고 평가합니다. 레딧의 다른 사용자 역시 “처음엔 디스코드 때문에 빡쳤는데, 몇 시간 놀다 보니 그게 다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라고 고백합니다. 이 두 후기는 미드저니의 본질을 정확히 말해줍니다. 그것은 효율이 아니라 경험 그 자체라는 점입니다.

결국 미드저니의 디스코드는 불편한 진입 장벽인 동시에, 독보적인 퀄리티를 보상받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현장'(테크뷰 인용)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컬트적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술 위에 ‘정체성’을 세우다

AI 기술의 평준화는 필연적입니다. 머지않아 모든 AI가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내놓게 될 것입니다. 그때가 오면 무엇이 승부를 가를까요? 결국 ‘브랜드’입니다. 이 변화의 본질은 미드저니 브랜드 정체성이 보여주듯, 기술보다 철학이 브랜드의 차별점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경쟁사들이 ‘더 쉬운 UX’를 내세울 때, 미드저니는 ‘쉽지 않은 경험’으로 자신만의 해자(護城河)를 만들었습니다. 미드저니의 승리는 기술이 아니라 정체성을 기술 위에 세운 브랜드의 힘이었습니다.

미드저니는 ‘브랜드 정체성’을 기술적 편의성보다 앞세웠습니다. 이로써 AI ‘툴’을 넘어 하나의 ‘컬트적 브랜드 경험’을 완성했습니다. 기술 위에 정체성을 세운 이 전략은, AI 시대 브랜딩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줍니다.

당신의 브랜드는 모두에게 친절합니까, 아니면 소수를 열광하게 합니까? 미드저니는 두 번째 길을 선택했습니다. 때로는 ‘불편함’이 가장 강력한 차별점이 됩니다. 그 설계의 시작은 Message Builde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